Recent Comments
Recent Posts
Notice
Link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삶의 나침반

[소영]결혼 기념일과 카네이션 본문

막가는 글

[소영]결혼 기념일과 카네이션

가을의 강 2014. 8. 23. 13:40
아 침은 항상 바쁘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과 도시락을 챙기고 적어도 7시에는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녀석들을 차로 각각 반대 방향인 학교에 데려다 주어야 하니말이다. 오늘도 일상적인 하루가 시작이 되고 집안을 대강 청소한 후 수퍼에 들렀다. 장바구니에 한가득 넣어 양손에 들고 나오는데 꽃파는 코너에 하얀 안개꽃이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 다양한 색의 장미꽃과 함께…..
참 오랜만에 안개꽃을 보니 마음이 설레이는 듯 너무 반가워서 발걸음을 멈추고 향기를 맡아봤다. 장미꽃과 너무 잘 어울리는 안개꽃, 미국에 살면서 거의 볼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결혼전 남편에게서 노란 후레지아꽃을 받은것 빼고는 살면서 꽃은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살기 바빴고, 솔직히 말하면 난 꽃보다는 돈을 더 좋아한다. :)
사실 지난 주가 우리 부부의 결혼 15주년이었다. 여자들은 5년 단위로 뭔가 큰것을 기대하듯 나도  엄청 기대를 했으련만 나의 무지와 남편의 행운으로 난 16주년으로 생각하고 20주년을 기대하며 그냥 지나쳐 버리려고 했다. 이미 때는 늦었고 남편은 나가서 먹자고 했지만 지난달 구멍난 가계형편도 그렇고 해서 그냥 집에서 먹자고 한 날 남편은 꽃 한다발을 사가지고 들어왔다.
“주홍빛 카네이션….”
결혼 기념일을 축하한다며 전해주는 남편이 그리 달갑지 않은건 장미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후레지아도 아니고 왠 카네이션! 어머니날도 아니고……
내 마음을 큰아들이 먼저 읽었는지 “아빠, 장미를 사오지”했더니 장미도 있었지만 이 꽃이 더예뻐서 샀단다. 그럼 그렇지, 아마도 결혼 기념일에 카네이션을 받는 나는 기록에 남을거다. 막내 아들도 자기 선생님은 결혼 기념 5주년 단위로 다이아 반지의 크기가 커진다고 하는데 난 다이아는 필요없고 낭만도 필요 없는데 카네이션은 왠지…. 뭔가 ….. 어색한 느낌?
지금도 식탁위 꽃병에 꽃힌 카네이션은 조금 시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름답게 보인다. 어느덧 중년의 부부로 한 이불을 덮고잔 지 15년이 되어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눈 사이가 되었지만 알듯 모를 듯 엉뚱한 남편의 마음은 언제쯤 이해할 수 있을런지. 나의 무지로 결혼 기념일, 그것도 15주년이 이렇게 허무하게 지나갔지만 20주년에는 반드시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나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기대하며 결혼 기념일에 카네이션을 받은 마음을 달래보련다. :)


'막가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을 움직이는 힘  (0) 2014.08.23
신앙인들의 의사결정  (0) 2014.08.23
[퍼온글]남의 길을 지고 가면...  (0) 2014.08.23
나이를 먹는다는 것 (김소영)  (0) 2014.08.23
말 말 말  (0) 2014.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