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나침반
벌새가족 본문
마당 화분에 심은 조그만 나무의 가지에 벌새의 둥지를 발견했다. 그 안에는 두마리의 아기벌새가 있었다. 엄마벌새가 며칠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아기벌새들이 굶어 죽는 것 아닌가 염려했는데, 엄마벌새가 왔다 갔다하는 것을 보고 안심이 되었다. 열흘정도가 지나자 아기새들이 부쩍 컸다. 그러더니 둥지가 작았는지 둥지 바깥으로 나와 있기 시작하더니, 다음날은 한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나머지 아기벌새도 어디론가 가 버렸다. 빈둥지만 결국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
요즘도 가끔 빈둥지를 본다. 혹시나 여기서 살던 벌새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데, 아내는 그럴 일은 없을거라고 그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