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나침반
생각은 언어에 조정 당할수 있다 본문
외국에 살면서 제일로 어려운 것은 언어장벽인것 같다. 단지 대화만 잘
통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모든 일을 외국어로 처리하려고 하다보면 나의 사고나 인지능력이 제한 된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특히나, 모국어인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일에 대해 사람들과 논의를 하다보면 일에 대한 구상이 머리 속에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을 때가 많다. 생각의 고리가 그다음 그다음으로 연결되어지지 않고 중간이 끊겨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의 비상치 못한
머리를 탓해보기도 하지만,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언어라는 것은 단지 사고하는 것을 표현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게 아니라,
사고를 지배한다" 는 이론을 조금식 신뢰하게 되었다.
잡지를 읽다가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이론을 피력하는 글을 보게 되었다. 심리학자들이 연구하거나 발견한 몇 가지 재밌는 일화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기로 한다.
[언어와 인지력]
호주에 어떤 부족이 살고 있는데, 그 부족들은 방향에 대한 감각이 특히 뛰어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그들의
언어에 있는데, 흔히들 '오른쪽','왼쪽' 이런 간단한 단어로 방향을 지칭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당신 남동쪽 다리 위에 개미가
지나가고 있소" 란 식으로 각 방향을 지칭하는 구체적인 단어들이 발달되어 있고, 그런 구체적인 단어들을 흔히들 사용한다고
한다.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 안에 꽉 끼어져 들어가 있는지, 느슨하게 들어가 있는지를 표현하는 한국말은 따로 구별이 되어 있는 반면,
영어로는 in 으로 다 표현 된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보편적으로 이런 정황 (물체가 어디 안에 느슨하게 들어가 있는지, 꽊 끼어
있는지)을 영미인들보다 더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언어와 기억력]
또 재밌는 사실은, 색깔을 지칭하는 단어가 개별적으로 발달된 민족들은 자기가 본 색깔에 대한 기억력이 더 좋다고 한다. 영어의
light blue 는 러시아어로 goluboy (러시아 속어로 gay란 뜻도 있다함), 그리고 영어의 blue는 러시아어로
sinly 인데, 러시아 사람들이 색깔에 대한 기억력이 영어권사람들보다 일반적으로 좋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색깔에 대한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는 한국인들도 그렇지않은 민족보다 색깔에 대한 기억력이 좋다는 이야기가 된다.
[언어와 생각]
어떤 물체를 실수로 떨어뜨려 접시가 깨졌을 때, 영어권 사람들은 "she broke the bowl" 이라고 표현하는 반면,
스페인어나 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the bowl broke itself"라고 표현한다고 한다. 이런 표현의 차이를 보면,
영미권사람들은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가을 생각하고, 스페인어나 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고의가 아닌 이상은 사건을 생각한다.
러시아어의 동사는 어떤 행동이 완전히 끝난 것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도록 발달 되었고, 한편 터키어의 동사는 어떤 행동이 단지
소문인지 아니면 관찰되었는지를 나타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러시아인들은 어떤 사건이 이미 종료되었는지 혹은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감이 좋고, 터기인들은 어떤 사건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한 감각력이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 제시한 관찰 혹 연구결과가 전부 사실이라고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들이 우리의 기억력, 생각,
인식력과 관계는 있다는 것은 무시할수는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사고는 언어가 표현해 낼수 있는 한계를 넘을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꼭 언어가 아니더라도, 표시할 수 있는 기호나 체계가 발달 되어야 사고의 한계는 더 증폭될지도 모른다. 잘
발달되고 적시적소에 쓰여지는 언어는 사고를 자극한다.
명료한 언어사용은 명료한 사고에 도움을 주고, 명료한 사고는 또한 명료한 언어사용에 영향을 준다.
[잡지 문헌] http://www.newsweek.com/id/205985
'막가는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치와 과학 (0) | 2010.08.23 |
---|---|
행복 착각 (0) | 2009.08.23 |
남의 자식이 없으면 내 자식도 없다 (0) | 2009.08.23 |
예수없는 예수교회 (0) | 2008.08.20 |
내 아들이 옆집 철수씨랑 결혼한다? (0) | 2008.08.20 |